<p></p><br /><br />지난해 4월,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로 일어난 산불로 많은 주민들이 집을 잃었습니다. <br> <br>1년 6개월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임시주택에 생활하는 이재민들이 있습니다. <br> <br>빨리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정부와 한전 사이에 끼어서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. <br> <br>우현기 기자가 현장에 다시 가봤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[우현기 / 기자] <br>강원 고성군 토성면 마을입니다. <br> <br>화마가 휩쓸고 간 지 1년 반이 지났지만, 이재민들이 머무는 임시 주거시설이 아직까지 남아있는데요. <br> <br>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? <br> <br>화재로 집이 완전히 타버린 후, 7평 남짓한 임시 조립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정옥 씨. <br> <br>올해 추석에도 차례를 지내지 못했습니다. <br> <br>[김정옥 / 고성 산불 화재 이재민] <br>"그릇이 있어? 상이 있어? 어디다 놓고 제사를 지내. 지낼 수가 없잖아. (집이) 좁으니까. 조상님도 봐주겠지 뭐" <br> <br>임시주택 옆에 새 집을 짓고 있지만 겨울이 오기 전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. <br> <br>[김정옥 / 고성 산불 화재 이재민] <br>"날은 점점 추워지고 불은 있는 대로 켜도 따뜻하지 않아." <br> <br>김 씨처럼 임시 주택에 머무는 이재민은 450명 정도. <br> <br>대부분 대출을 받아 이사 갈 집을 짓고 있습니다. <br> <br>[전옥분 / 고성 산불 화재 이재민] <br>"집을 담보 잡히고 대출 냈는데 그걸 갚아야지 어떻게 갚냐고 못 갚지. 난 독거 노인이야. 대출 냈는데 이 노인네가 어떻게 갚냐고." <br> <br>당시 화재는 한국전력의 전신주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강풍에 날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아직까지도 보상금 지급이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. <br> <br>한전은 지난해 12월 이재민에게 피해 금액의 60%를 보상해주기로 했습니다. <br><br>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이재민들에게 준 재난지원금이 문제가 됐습니다. <br> <br>정부가 재난지원금은 한전이 부담해야 한다며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하자 한전에서는 정부가 준 지원금을 뺀 차액만 보상금으로 주기로 한 겁니다. <br> <br>[한전 관계자] <br>"모든 금액을 피해 주민에게 주면 향후 구상권 (청구가) 들어왔을 때 저희가 이중으로 줘야 하니까 그렇게 할 수 없는 겁니다." <br> <br>이재민 2,051명 가운데 78%는 한전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나머지 주민들은 구상권 갈등이 해결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. <br> <br>[노장현 / 고성 산불 비상대책위원장] <br>"올 연말 가기 전에 빨리 이걸 정리해달라. 보상금을 받아서 복구를 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 애원하고 있는데 글쎄 모르겠습니다." <br><br>한전은 정부가 구상권을 철회하면 보상금을 모두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구상권 철회는 없다고 맞서는 상황. <br> <br>강원도와 정부, 한전은 이달 안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 방안을 찾기로 했습니다. <br><br>보상 절차가 지연되면서 산림 복구 작업도 더딥니다. <br> <br>피해를 본 일부 임야 소유주들이 보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복구에 동의하지 않는 겁니다. <br> <br>복구해야 할 산림 2천5백여ha 가운데 다시 나무를 심은 면적은 46%에 그칩니다. <br> <br>[김도영 / 고성군청 산림과] <br>"80~90%가 사유지거든요. 손해배상 관련해서 사유지 산주분들께서 미동의한 필지가 많습니다. (복구에) 어려움이 있습니다." <br> <br>[우현기 / 기자] <br>내년 5월이면 이재민들은 살던 임시주택시설마저 떠나야 하는데요. <br> <br>그 전에 정부와 한전이 구상권 문제를 해결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우현기입니다. <br> <br>whk@donga.com <br>영상취재 : 김영수 <br>영상편집 : 이혜진